LG화학·금호석화, NB라텍스 시장서 붙는다

입력 2021-07-12 17:23   수정 2021-07-21 16:35


LG화학이 금호석유화학의 ‘텃밭’인 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NB라텍스)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 100만t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NB라텍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라텍스 장갑의 원료다. 지금은 연 64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금호석유화학이 세계 1위다. LG화학의 ‘도전’에 맞서 금호석유화학도 생산능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중국 공장 본격 가동
LG화학은 NB라텍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3국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고 12일 발표했다. 현재 연 27만t 수준인 생산능력을 2년 안에 연 73만t으로 2.7배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이달 들어 양산을 시작한 중국 융싱공장은 가동과 동시에 곧바로 증설에 나선다. 연 10만t 규모에서 내년 상반기 연 21만t으로 두 배가량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말레이시아에선 현지 국영 석유화학 기업 페트로나스케미컬그룹(PCG)과 세운 합작법인을 통해 펭게랑 지역에 연 24만t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화학이 지분 51%를 보유한 이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국내에선 여수 공장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연 11만t 규모의 공사를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증설이 끝나면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기존 연 17만t에서 연 28만t으로 늘어난다.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2025년까지 연 100만t의 글로벌 생산시설 구축을 목표로 추가 증설도 진행한다. LG화학 관계자는 “라텍스 장갑 제조시설이 밀집한 말레이시아와 중국에 공장을 세워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현지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NB라텍스 영업이익률 50%
LG화학은 2008년 NB라텍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공장을 가동하기 전까지는 증설이 없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LG화학이 증설에 나서면 제품 가격과 마진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사 금호석유화학이 막대한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 상반기 NB라텍스 사업 영업이익률은 약 50%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라텍스 장갑 수요가 세계적으로 폭증하는데, 원료인 NB라텍스가 턱없이 부족해 부르는 게 값이 됐다. NB라텍스 수요는 2019년 연 100만t 수준에서 지난해 190만t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작년 7월 t당 1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 2000달러를 넘었다. 특히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한 중국에선 25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익도 크게 늘고 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금호석유화학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약 7000억원이다. 작년 2분기(약 1200억원)에 비해 약 6배 많다. 올 1분기 분기 기준 최대인 6000억원대 이익을 낸 데 이어 한 분기 만에 다시 최대 이익 기록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 끝나도 라텍스 장갑 수요 증가”
LG화학의 증설 움직임에 금호석유화학도 증설로 맞대응하고 있다. 우선 연말까지 국내 공장에 연 7만t의 설비를 추가한다. 이 설비가 돌아가면 생산능력은 연 71만t이 된다. 여기에 24만t 추가 증설 계획도 잡아놨다. 2023년 완공이 목표다. 생산능력을 총 95만t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간 NB라텍스 증설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라텍스 장갑 수요가 꺾일 것이고 업황도 둔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라텍스 장갑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용 위주에서 벗어나 요리, 작업 등 일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지난해 약 2000억 장이던 라텍스 장갑 수요는 2024년 약 4100억 장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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